[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12·3 비상계엄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10·29이태원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 출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인 형사1부(재판장 윤성식)는 18일 이 전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증 등 혐의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이 전 장관은 2024년 12월3일 윤석열씨로부터 언론사 4곳과 여론조사 꽃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를 받고 허석곤 전 소방청장에게 이를 이행하라고 한 혐의 등을 받습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직접 발언에 나서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이 전 장관은 “원심에서 엄격한 증거를 바탕으로 사실 인정 판단하기보다는 특검의 상상과 추측에 근거한 일방적 주장만 취한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 장관은 “국헌문란 목적을 엄격하게 심사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내란의 구성 요건은 국헌문란 목적과 폭동을 일으킨 것으로 간단하다”며 “폭동에 대해 최광의(아주 넓은 의미)의 입장을 취하면 반대로 국헌문란 목적을 엄격하게 심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집회·시위도 내란으로 몰아갈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상식적인 차원에서 국헌문란 목적을 가질 수 있겠냐”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권한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도 나왔습니다. 이 전 장관을 대리하는 박종민 변호사는 “대통령이 국헌문란 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할 것이라고 쉽게 예상할 수 없었다”며 “헌법상 비상계엄 요건 판단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다. 국회에서 해제하기 전까진 대통령의 권한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다만 실체적 요건 등이 문제가 되면 후속적으로 탄핵소추될 수 있고 처벌받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특검은 1심에서 무죄 판단을 받은 직권남용권리행사죄와 위증죄 입증에 집중했습니다. 앞서 1심은 이 전 장관이 허 전 청장을 상대로 직권을 남용한 행위를 했으나, 실제 언론사 단전·단수 등이 이뤄지지 않아 결과는 발생하지 않았단 취지로 직권남용죄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허 전 청장에게 전화함으로써 허 전 청장이 직접 또는 이영팔 소방청 차장을 통해 일선 소방서에 단전·단수 준비 태세를 갖추도록 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허 전 청장 등은 이러한 업무 지시가 불법 관여라고 생각해 비상계엄 직후 작성된 소방청 대응 보고서에서 단전·단수 관련 지시한 전화만 누락했다”고 말했습니다.
위증죄와 관련해서도 특검은 대통령실 CCTV를 반복 재생하며 “윤석열씨가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내란 관련 문건을 교부하던 장면을 이 전 장관이 보고 있었다”며 “이 전 장관은 다른 국무위원들과 달리 이미 국회 봉쇄 지시를 받은 상황이어서 다른 사람이 무슨 지시를 받는지 더 주목했을 것이다. 특히 자신을 ‘예스맨’이라고 비난한 최 전 장관이 어떤 임무를 부여받을지 봤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재판부는 항소심 쟁점으로 △이 전 장관이 윤씨로부터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문건을 받았는지 △허 전 청장에게 단전·단수를 지시했는지 등을 꼽고 양측에 관련 의견을 정리하라고 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